생각

“나와 음식의 조우, 혼밥”

in mind 2021. 3. 22. 12:23

 혼밥을 해보신적 있나요? 많은분들이 혼자 밥먹는 행위에 대해 어떻게 보면 부끄럽고 민망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혼밥을 꺼려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오늘은 혼밥에 대해서 얘기해보려 합니다.

 

 저는 밥을 굉장히 느리게 먹는 편입니다. 같이 먹는 사람과 속도를 맞추다 보면 반도 못먹고 일어날때가 많죠. 먹는 시간 동안에도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속도를 맞추려 급하게 먹으면서도 상대방과 간간히 대화를 해야하기 때문에 대화에 대해서도 신경써야 하죠. 그렇게 식사하고 나면 급하게 먹어 더부룩한 속과 남기고 온 음식이 눈에 아른거려 영 아쉬운 마음이 들게 됩니다.

 

 하지만 혼밥을 할 때는 다릅니다. 누구와 함께 하는 식사자리에서의 주인공이 함께 하는 사람이라면 혼밥을 할 때의 주인공은 나와 음식입니다. 우리는 원하는 식당, 원하는 메뉴를 내가 원하는 속도로 여유롭게 먹을 수 있습니다.

 

 혼밥을 하러 갔을 땐, 가게에 들어갈 때의 분위기, 점원들의 서비스, 다른 손님들이 먹는 모습, 자리에 앉는 순간 이 모두가 식사의 과정입니다. 내가 신경써야 할 대상이 없으니 나의 관심은 주변의 세세한 것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음식이 상에 올려지는 순간부터 시작해 끝까지 먹는 동안에도 맛에 대해 더욱 음미하게 되고 식사의 전 과정에 대해 복합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할 때엔 느끼지 못했던 사소한 부분들이 느껴집니다. “여기는 샐러드가 이렇게 맛있었구나!”, “주변사람들은 대부분 나와 다른걸 먹네? 다음엔 저걸 먹어봐야겠다.” 이런 생각들이죠. 그렇게 음식에 집중하는 혼밥을 하고 나면 식사에 대한 만족감이 더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식사, 먹는 즐거움은 인생의 가장 큰 행복 중 하나입니다. 식사에서 음식의 우선순위가 밀리는 순간 그저 먹어야 하기 때문에 먹는, 살기 위해 먹는 의무적인 식사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물론 관계의 유지, 형성에 있어서 식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사람들과 식사하는 순간 또한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가끔은 음식과 나에게만 집중하는 혼밥을 하면서 음식을 먹는다는 의미의 식사에 충실해져 보는건 어떨까요?

 

전 오늘도 맛있는 식사를 위해 혼밥을 하러 갑니다. 여러분도 즐거운 식사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