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농도

2020. 12. 21. 21:31생각

이태원 클라쓰의 글귀 중 "시간의 농도"라는 단어를 읽고 크게 마음에 닿았던 기억이 있다.

 

난 시간의 농도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다. 시간을 낭비하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다. 휴식시간에도 핸드폰만 보고 있으면 시간을 너무 낭비하는 것 같고 출퇴근 시간에도 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 책을 읽곤 한다.

 

그런데 사람이란 게 어떻게 낭비를 안 하고 살 수 있겠는가.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낭비가 돈 낭비, 건강 낭비, 시간낭비인데.. 그러다 보니 머릿속으로는 휴식시간에도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뭔가 생산적인 취미생활을 해야지!라고 생각하더라도 실제로는 휴대폰만 보면서 하루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이렇게 생각해보고자 한다. 휴일에 휴대폰만 보며 하루 종일을 보낸 사람은 시간을 낭비한 사람일까? 나에게 주어진 자유시간에 내가 제일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건 나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휴대폰만 보며 하루 종일을 보내는 것을 내가 제일 원하는 행위냐는 것이다. 만약 휴대폰을 보는 것이 제일 하고 싶은 행위라면 만족스럽고 충만한 휴식시간을 보낸 것일 것이다. 나는 아닌 것 같다.

 

나는 무엇인가를 배우고 성장하는 행위를 좋아한다. 본래 나 자신이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한 걸음이라도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업무관련 공부를 스스로 하고자 하고,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는 등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몸의 편함에 익숙해져 그런 것에 게을러지고 그렇게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다. 시험기간에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공부를 가장 열심히 하는 사람이 아니라 공부를 하지 않는 사람이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난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안다. 내가 하고 싶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며 나의 시간의 농도를 점차 짙게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더 이상 하고자 하는 일을 미루며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나 혼자 말하고 혼자 결론짓는 게 한편으론 웃기기도 하다.